아래 글은 실제 사례가 아닌, 제2형 양극성장애가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이해하기 위한 예시를 다룹니다. 모든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의하여 이뤄져야 합니다.
“나… 요즘 기분이 나쁘진 않은데, 뭔가 좀 과하게 들뜨는 것 같기도 해.”
28세 직장인 은지(가명) 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늘 활발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6개월 전부터 ‘더 열정적으로, 더 빠르게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갑자기 커지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쉽게 지치는 우울 상태로 가라앉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은지 씨는 스스로 “원래 좀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니까”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점차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에 지장이 생기면서 상황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더 잘할 수 있어, 지금이 찬스야!” – 경조증(Hypomania)의 순간
최근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면서 은지의 기분도 크게 들떴다.
“조금만 더 힘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어! 몸은 좀 피곤해도 괜찮아.”
평소보다 잠을 덜 자도 개운했고, 식사도 건너뛸 만큼 집중력이 높았다. 계획을 세울 때마다 스스로가 대단하게 느껴지고 동료들에게 쉴 새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자기계발 세미나, 취미 동아리, 스터디 모임’ 등을 잇달아 잡았다.
지인들은 “원래도 적극적이지만, 요즘은 유난히 에너지가 넘치네?”라고 반응했다. 은지 스스로도 “이 정도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는 거지!”라며 자신감을 가졌고 대인관계와 업무 모두 문제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 경조증 상태는 예상치 못한 빠른 피로 누적으로 이어졌고, 서서히 몸과 마음이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가 너무 무리를 했나…” – 깊어지는 우울의 순간
며칠 뒤, 프로젝트가 일단락된 뒤부터 은지는 갑작스러운 무기력감과 소진감에 시달렸다.
“내가 한 건 별거 아니었어… 다른 사람보다 잘하지도 못하는데 뭐.”
한때 활력에 넘쳐 달려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퇴근 후 집에 오면 쉽게 지치고 우울감이 찾아왔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귀찮게 느껴지고, 지난날의 열정과 아이디어들은 “안 될 게 뻔했는데 괜히 시간만 썼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졌다.
사소한 업무 실수에도 ‘난 역시 안 돼, 누구도 날 필요로 하지 않을 거야’라는 식의 자책이 이어졌고 집중력이 저하되다 보니 업무 효율까지 급감했다. 이런 다운된 기분 상태는 예전에도 가끔씩 찾아왔지만 이번엔 유난히 오래가는 듯 느껴졌다.
“내가 게으른 걸까, 아니면 뭔가 이상한 걸까?” – 혼란과 부정의 순간
은지는 스스로 더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운동을 시작해볼까, 새로운 취미를 찾아볼까’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생각만큼 쉽게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건 내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거 아니야?”라는 의문과 불안만 커졌다.
“너무 오버해서 달리다가 또 다운되니까… 내 상태가 뭔지 모르겠어.”
이런 식으로 들뜬 상태와 우울 상태가 반복되다 보니, 일상 리듬이 무너지고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은지 씨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상하게 보일까 봐”라는 걱정 때문에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제2형 양극성장애
제2형 양극성장애는 ‘경조증(Hypomania)’과 ‘우울증(Depression)’이 주기적으로 교차하며 나타나는 기분장애의 한 유형이다. 제1형 양극성장애에서 보이는 ‘조증(Mania)’과 달리, 경조증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준의 들뜬 기분이지만 여전히 평소와 다른 과도한 자신감, 충동성, 수면 욕구 감소 등이 나타난다. 우울 상태는 심한 무기력감과 자기비하, 절망감 등이 두드러져 일상 기능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증상적 특징
1. 경조증(Hypomania) 에피소드
일반적인 기분보다 훨씬 들뜨고 에너지가 넘치며 수면이 줄어도 피곤함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또한 아이디어가 많아지고 말이 많아지며 충동적으로 여러 일을 한꺼번에 벌이기도 한다.
제1형 양극성장애의 조증보다 심각도는 낮지만 여전히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2. 우울 에피소드와의 교차
심한 무기력감, 자기비하, 죄책감, 의욕 상실이 나타나며 일상생활과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고 경조증 상태와 우울 상태가 반복되므로 극단적으로 바뀌는 감정 기복이 혼란을 야기한다.
3. 사고와 행동의 급격한 변동
최근까지 한껏 들떠 있었더라도 순식간에 깊은 우울로 전환될 수 있기에 본인이나 주변인들이 이러한 급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4. 사회적·심리적 기능 저하
경조증 상태에서는 과한 활동으로 피로가 누적되고 우울 상태에서는 무기력감으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결국에는 학업, 직장 업무, 대인관계,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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