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자기실현을 해야 한다고 하는가? 그것이 인간의 핵심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C. G. 융의 분석심리학이 유난히 인격의 성숙을 강조하기 때문에 자기실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개인의 삶이 그것을 요구한다. 자기실현은 엄숙한 것도 심각한 것도 아니다. 바로 개인의 평범한 행복을 구현하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당신 자신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한결같이 성인군자나 초인이 되라는 요구가 아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으나 아직 실현하지 못한 삶을 가능한한 많이 실현하는 것이다. C. G. 융은 인간 심성 속에서 이와 같은 자기실현의 보편적 • 원초적 충동을 발견하고 여기에 이름을 붙이고 이 현상을 기술했다. 자기실현은 삶의 본연의 목표이며 값진 열매와도 같다. 자연은 값진 열매를 헐값에 내주지 않으므로 이 과정은 당연히 갈등과 방황이라는 고통스러운 시련을 수반하기도 한다. 성장과 성숙을 위한 고통과 시련을 마다한다면 통찰의 희열도 맛보지 못할 것이다.
(이부영, 『자기와 자기실현』, 한길사, 2021. 29-30.)
심리학과 사상
칼 융은 프로이트의 지나친 성적 욕망과 억압에 의한 기계론적인 정신역동관을 비판하여 갈라져 나온다. 융은 어린 시절 가족관계만으로는 인간의 사상을 설명할 수 없다고 보았는데, 융은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집단의 생각 곧, 사상의 발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한 칼 융의 심리학은 마음에서 현상되며, 현상되는 것들을 창조하는 마음을 분석하는 것으로써 분석심리학이라고 한다.
마음의 구조와 기능
‘자기’ 곧 ‘나; Ego, Selbst’는 마음의 핵이다. 의식, 개인무의식, 집단무의식 그리고 그 속에 ‘자기’가 있다. 내가 아는 세계가 의식이라면 내가 가지고 있으면서 내가 아직 모르는 정신세계를 무의식이라고 부른다.(2011. 73-4) 이 말은, 자아에 있지 않으면서도 ‘아직’ 연관된지 못하는 것을 무의식이라고 하는데(ibidem.), 마음의 구조에서 자아는 의식과 함께 같은 층에 있고, 그 층에서는 콤플렉스가 존재하고 있다. 이 콤플렉스는 “의식의 내용을 이루는 동시에 의식이 의식일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2021. 32) 곧, 이 콤플렉스의 존재는 의식의 통합된 질서 속에서 갑자기 혼란을 초래하거나 당황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또한 콤플렉스는 무의식 층에서도 존재하여, 자기의 전체성을 실현하는데에 있어서는 무의식이 결정적인 역학을 한다. 바로 ‘무의식의 콤플렉스’가 자기 해리를 지양하며 통일된 정신세계를 형성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지향성으로서 작동하는 것이다.(2011. 76)
의식과 무의식을 다시 말해보자면, 의식은 지금 내가 지향하고 있는 세계를 인식하고 마음의 상태를 자각 할 수 있는 것이며 무의식에는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먼저 개인무의식은 억압된 기억과 잊혀진 기억, 인식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말하고, 집단무의식은 인류 전체성으로 말해지는 선천성과 상징성 그리고 이 모두를 포함하는 원형(Archetype)에 의해 구성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의식은 목표지향적이다.
“나는 의식한다.” 라는 명제는 항상 대상을 요구하고 있다. 비슷한 예로, “마음을 쓰고 있다.” “고민하고 있다.” 가 있는데 이 모두 “~어떤 것”을 대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칼 융의 무의식은 의식으로 알 수 없는 미지의 내 마음의 구조 중 하나인데, 이 무의식은 의식에 대해 대상적 관계를 맺는다.(ibid. 85) 의식적으로 ‘나’에 가까운 무의식의 존재를 배재할 경우 무의식은 반드시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통이 발생하나 무의식은 궁극적으로 자아의 자기실현을 도와준다.
[참고문헌]
- 이부영, 『분석심리학』, 일조각, 2011.
- ——, 『자기와 자기실현』, 한길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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