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학적 장(field; champ)은 단순히 언급하기 쉬운 어느 한 공간이나 물리적 장소를 말하지 않는다. 현상학적 체험이 이루어져 상호주관적으로 구성된 의미가 발생하는 층위다.(PHP. 51) 다시 말하면, 주체의 의식과 의식의 대상인 세계가 어떻게 얼기설기 얽혀있어 경험으로 나타나는가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메를로-퐁티의 몸의 현상학으로 가서는 현상학적 신체는 항상 세계 내에 있으면서 세계를 향해 정향 되어있어 의미를 창출하는 데 이때의 현상학적 신체가 지각의 장을 가져 현상학적 장이 열리게 된다. 즉, 현상학에서 말하는 지평地平은 대상이 현전할 때의 맥락 또는 그것의 배경이 된다. 예를 들어,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볼 때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은 지금-여기(Here and Now)라는 시공간, 나의 과거-경험, 현재에서 주의되고 있는 풍경 및 현상, 몸의 느낌들과 같은 실존론적 구조는 다양한 지평-구조를 가져 구성이 된다.
김형효는 메를로-퐁티의 후기 저작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분석하여 메를로-퐁티가 말하는 살(flesh; chair)에 의해, 몸(body)이 세계 속에서 감각하기도 하고 동시에 나 스스로가 감각되는 존재라는 이중성을 가진 존재 양태로 설명한다. 즉, 살은 수동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둘은 항상 얽혀있어 대상을 “본다”고 해도 사실 그것은 “보여질 수밖에 없는”것이기도 하다.(2009. 25) 이런 양상은 연기緣起와 무상無常으로 말해지는 인간의 몸은 고정되어 있지 않는다는 것으로 말해진다. 숨을 쉴때마다 보이는 대상을 바라볼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몸은 그것들을 새롭게 구성한다. 현전화 되는 것은 현재에 있다. 그러나 이 현재를 알아채는 순간 과거가 되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모른다. 단지, 세계가 있음을 믿고, 세계에 대하여 자연스러운 인식을 하는 것 곧, 세계를 향한 자연적 태도를 가진 인간은 살아 있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이것은 항구적인 실체를 말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 Jin Y. Park and Gereon Kopf, Merleau-Ponty and Buddhism, Lexington Books, 2009.
- M. Merleau-ponty,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abb. PHP), Éditions Gallimard,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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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현상학과 불교 (1)Il faut que je sois mon extérieur, et que le corps d'autrui soit lui-même.타자가 신체 자체이듯이 나도 나만의 외부, 신체가 있어야 한다.필자 역, M. Merleau-ponty, Phénoménologie de la perce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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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현상학과 불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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